우리 동네에 주아킹 이라는 아이스크림 할인 판매와 함께 수제맥주, 대중적인 와인 몇 가지를 갖춘 매장이 하나 있다. 덕분에 좀 다채롭게 맥주를 마시고 싶을 때에 종종 방문하는데, 요새 그 가짓수가 좀 적어져서 아쉽긴 하다만, 4캔에 만원 라인을 유지하고 있어서 편의점보단 주아킹을 더 자주 가는 편이다. 그리고 내가 자주 마시는 맥주는 동네에서 여기밖에 안 판다...😥(에스트렐라 좋아함)
새해가 밝고 첫 맥주 쇼핑에 나선날, 동생이 좋아하는 볼파스엔젤맨 헤베파이젠이 눈에 띄었다. 분명 3~4년 전에 마신 기억이 있는데, 딱히 그 맛이 기억나지 않아서 다시 마셔볼 겸, 총 4종을 하나씩 장바구니에 집어왔다. 4캔에 만 원!
1pint = 568ml
화려한 호일로 감싼 캔 입구
볼파스엔젤맨 맥주는 캔도 얇고 더 길쭉한 모양으로 되어있고, 500ml가 아닌 좀 더 많은 양의 568ml이다. 일단 양도 많고, 화려한 디자인에 알루미늄 포일로 감싸진 입구 부분 덕에 예뻐서 손이 간다. 이 맥주를 처음 마셨을 때에도 왠지 예뻐서 구매했던 것 같은데? 술 좋아하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IPA를 볼파스엔젤맨으로 입문한 친구들도 있더라. 대부분의 이유는 양이 많아서 였다고 ㅋㅋㅋ
볼파스엔젤맨 프리미엄 라거
원산지: 리투아니아
제조사: Volfas Engelman
용량 및 알코올: 568ml / 5.2%
원재료명: 정제수, 맥아, 효모, 호프
프리미엄 라거를 잔에 따르니 몰티한 풍미가 훅 올라왔다가 사그러 들었다. 약간의 메탈 느낌이 스쳐 지나갔다. 엄청 가볍고, 탄산도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기포도 작고 질감은 부드러웠다. 바디감이 없으니 물같이 꼴랑꼴랑 넘어간다!
신랑 왈 "김빠진 보리차 같네..." 한 마디 했다. 😅
볼파스엔젤맨 헤페바이젠
원산지: 리투아니아
제조사: Volfas Engelman
용량 및 알코올: 568ml / 5.0%
원재료명: 정제수, 밀맥아, 보리맥아, 효모, 호프
독일어로 헤페(Hefe)는 효모, 바이젠(Weizen)은 밀이란 뜻으로 헤페바이젠은 효모를 거르지 않은 맥주라는 의미다.
질감은 프리미엄 라거보단 약간 무겁다. 거기에 향만 좀 더해진 느낌... 향도 강하지 않고 향긋, 아주 살짝 달콤 쌉쌀함도 느껴진다. 헤페바이젠 떠오르는 파울라너와 비교했을 때에도 더 가벼운 질감이다. 목 넘김이 좋아서 마시기 좋은 맥주인 것은 분명하지만...
볼파스엔젤맨의 맥주는 헤페바이젠으로 시작했었다. 동생과 제부가 마시고 엄청 좋다며 극찬했었는데... 언제 처음 마셨더라? 구글 사진첩을 뒤적여 보다가 드디어 찾았다. 무려 2019년 1월이네? 그때도 새해라고 가족끼리 모여서 온갖 술을 마셔보고 있었구나~. 동생이랑 제부도 지금 이 맥주를 마시면 똑같이 맛있다고 할지 궁금해졌다. 나는 아닌듯...
볼파스엔젤맨 블랑
원산지: 리투아니아
제조사: Volfas Engelman
용량 및 알코올: 568ml / 5.0%
원재료명: 정제수, 밀맥아, 보리맥아, 액상과당, 합성향료(오렌지향,) 호프, 효모
14 EBU / 8 EBC / Malts: Wheat, Pilsen / HOPS: Magnum
블랑(Blanc) 하면 떠오르는 맥주들이 있다. 호가든, 크로넨버그 1664, 그림버겐 등... 모두 공통점이 있다면 시트러스 계열의 향이 난다는 것이다. 블랑은 독일식 밀맥주 바이젠과 달리 물과 몰트, 홉 외에도 고수나 오렌지 껍질 등을 넣어 만든 향긋하고 산뜻한 밀맥주이다.
볼파스엔젤맨 블랑 맥주의 원재료 명을 자세히 보자. 비록 합성향료이긴 하나 '오렌지향'이 들어가 있는 걸 알 수 있다. 헤페바이젠과 비교하며 마시는 재미가 있음! 볼파스엔젤맨의 블랑은 호가든 보다 풍미가 약했다. 그래도 가볍게 블랑 스타일 맥주를 즐겨보기엔 나쁘지 않음.
볼파스엔젤맨 IPA
원산지:리투아니아
제조사: Volfas Engelman
용량 및 알코올: 568ml / 6.0%
원재료명: 정제수 맥아(보리 맥아, 볶은 보리 맥아, 호프)
46 EBU / 27 EBC / Malts: Pilsen, Carared / HOPS: Equinox, Chinook, Cascade, Magnum
블랑과 IPA는 캔 라벨 디자인부터 맥주의 쓴맛을 나타내는 EBU와 색상을 나타내는 EBC, 어떤 몰트와 홉을 썼는지 정보가 적혀있다.
엠버 에일이라 해도 믿을 만큼 진한 호박색을 띤 볼파스엔젤맨 IPA. 진한 색상만큼 그 풍미와 맛도 강렬할 것 같지만! 평소에 에일 좋아하는 사람은 원샷 때릴 수 있을 정도로 금방 넘어간다. 이거 내가 아는 IPA 맞아? 엄청 강하고 쓸 것 같은 IPA였지만, 역시나 앞의 3종류의 맥주와 마찬가지로 매우 가볍다!
IPA 입문용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쓴맛도 덜하고, 풍미도 강렬하진 않으나... 그래도 4종 중에 제일 향이 강하고 달큼함도 느껴진다. 평소에 쓴맛이 좀 더 돋보이는 IPA나 풍기가 더 강렬한 DIPA를 즐기는 분들에게는 '싱겁다' 또는 '맹숭맹숭'하다 란 평이 나올 만도 하다. 그래도 IPA가 만 원에 4캔... 이 정도면 선방아닌가. 주머니 사정 어려운 요즘에 라거처럼 마실 수 있는 IPA되시겠다.
그래서 우리 부부의 취향은...
볼파스엔젤맨 맥주의 풍미(향)를 따지자면, IPA > 블랑 > 헤페바이젠 > 프리미엄 라거
🧑 신랑 선호도: 굳이 꼽자면 프리미엄 라거
👩 마눌 선호도: 굳이 꼽자면 IPA
볼파스엔젤맨 맥주의 특징이 있다면, 탄산이 미약하고 질감은 가벼우며, 맥주의 양이 많고 스타일 풍미가 너무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순 있다. 그러나 아주 예전에 맥주 쪼랩이었던 내가 써둔 시음기들을 보면, 상당히 맛있게 마셨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이야 워낙 다양한 종류를 접하고 더 특색이 짙은 맥주들을 마시다 보니 가볍게 느껴지는 것 같다.
명확한 것은 다양한 스타일의 수제 맥주를 입문하기에는 좋은 맥주라는 것! 너무 쓰거나 풍미가 강하지 않고, 가볍게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맛볼 수 있으니... 무서워 말고(?) 볼파스엔젤맨 맥주로 크래프트 맥주의 세계로 입문해 보자. Che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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