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크래프트 시장에서 지역 특성을 가장 잘 살린 브루어리 '제주맥주'
맥주 잘 만들기로 소문난 브루클린 브루어리와의 합작 회사인지라 일단 ‘잘 만들겠지!’란 생각도 있었지만, 지난 3년 정도를 지켜보니 참 자리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브루클린 라거 넘 맛있어서 첫인상이 좋았지)
일단, 마케팅을 잘해!
솔직히 말하자면, 대기업의 술 광고는 나랑 코드가 안 맞아, 아니 그놈의 갬성이 안 맞는다!
그래서 손이 덜 간다. 하지만 제주맥주라면 다르지. 아주 똘똘하달까? 마니아층을 확실히 잡고 있는 듯한 브랜드 갬성.
멜로가 체질에 제주맥주 나온 거 보고 '아 드라마랑 찰떡이다~!' 이 생각부터 했는데.
자신들의 색깔을 확실히 아는 브랜드라고 생각한 계기는 드라마 멜로가 체질 덕일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이 드라마와 제주맥주는 같은 색의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 화면으로 보았을 때에도 소품으로서의 역할도 좋고, 인테리어에 자연스럽게 묻어가면서 PPL이라고 느끼지 못했던 자연스러움까지. 뉴 페이스의 배우들도 알리면서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도 제주맥주가 추구하는 바와 맞아떨어지지 않았을까?
사람 없는 맥주 광고
우리나라 맥주 광고에는 정해진 룰같이 모두 비슷한 장면들이 등장한다.(이러한 룰은 글 수정 시점인 23년에도 변함이 없...) 간단하게 정리만 하자면 4가지 정도가 있다.
- 잔에 가득 따른 황금빛 맥주와 풍성한 거품
- 잔이 부서질 정도로 짠 하는 장면
- 마시고 나면 모두 외치는 "캬~!" 와 크에 입 벌린 모델들의 표정
- 모델은 대부분 맥주는 남자 연예인, 소주는 연자 연예인
하지만 제주맥주는 이 룰을 깨버렸다!
사람이 아예 등잘하질 않는다. 그저 힙합 음악과 제주라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감각적인 애니메이션이 전부다. 사람 대신 제주맥주의 총 3가지 상품군이 모델이다. 정말 맥주로 맥주 광고를 하는 셈. 거기에 음악은 또 왜이리 감각적인 것인가! 무한반복으로 계속 재생했네...
제주맥주 3종 시음기
이제 마셔보자 내 사랑 제주맥주 3종! 제주 위트에일, 펠롱에일, 거멍에일까지.
1. 제주 위트에일
내 입맛엔 샐리스보다 제주맥주가 더 잘 맞는다. 그리고 한국 음식이랑 더 잘 어울리기도 하지. 치킨에 맥주도 좋지만! 나는 주로 군만두, 물만두를 에어 프라이어에 굽굽해서 같이 먹는다. 제주 위트에일은 샐러드랑도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과하지 않은 안주에 맥주를 향긋하게 즐길 수 있달까.
제주맥주 양조장 가서 마셨던 제주 위트에일을 잊을 수가없다. 혹시라도 제주 맥주 양조장에 가실 일이 있다면, 꼭 제주 위트에일에 감귤칩을 곁들여서 마셔보시길 적극 추천한다.
2. 제주 펠롱에일
이 맥주의 이름은 제주 방언으로 반짝이라는 뜻이란다. 맥주 이름 참 예쁘다. 아니, 펠롱~ 펠롱하다 :)
원래라면 병맥 밖에 없었던 제주 펠롱에일이 드디어 캔 맥주로 출시되었다.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편의점 맥주 중에 준수한 수준의 페일에일을 마실 수 있다니!
주로 시에라 네바다, 파운더스의 올 데이를 즐기는 나에게는 약간 부족할 수는 있으나, 편의점에서 국내 양조장의 나름 괜찮은 페일에일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은 일이다. 종종 페일에일이 생각나면 편의점으로 달려간다굿!
소복이 쌓이는 부드러운 입자의 거품, 허브, 소나무 숲 등이 느껴지는 향이랑 꽃향기가 느껴진다. 특히 첫 모금이 아주 인상적인데, 제주의 곶자왈이라는 숲을 입안에 통째로 넣은 느낌이랄까. 어쩌면 이렇게 싱그러울까. 아직도 그 첫인상은 잊지 못한다. 여튼 마셔보시라고요. 겁내지 마!
3. 제주 거멍에일
와... 우리동네에 GS에 아직 입고 전이라 강원도 산골짜기 편의점에서 처음 마셨다. 강원도 철원에서 캠핑 할 때 홈런볼과 함께 즐김. 밤하늘 산골짜기 사이로 지나가는 멋진 은하수, 그리고 인생 처음으로 쌩눈으로 목격한 별똥별을 보며 즐긴 거멍에일. 흑맥주 하면 기네스밖에 떠오르지 않는 한국에서 이런 도전이라니... 괜찮을까 싶었으나 그건 내 기우였을 뿐!
코젤 다크를 보리차 마시듯 없애 버리는 나에게 거멍에일은! 초보자용 다크에일 되시겠다. 가볍고, 부드럽게 마실 수 있고 쓴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마시고 난 뒤에 몰티함과 초콜릿 풍미가 다소 약하지만 은은하게 느껴진다. 뭐하나 튀지 않고 '대중성'을 확실히 겨냥해 만들어진 듯하다.
진한~ 깜장 맥주 좋아하는 분들에겐 맹맹할 수도 있겠으나, 흑맥주하면 기네스만 생각나고, 나는 흑맥주는 어려워~ 하시는 분들에겐 희소식이 아닐까. 나는 캠핑에서 내가 마셔본 그 느낌이 장소가 너무 좋아서(?)가 아닌가 하는 의심으로 집에 돌아와서 다시 마셔보았다. 결론은? 그래 맞아 착각이 아니었어. 진짜 칭찬한다. 제주맥주!
Copyright 2023. Alcoholbee. All rights reserved.
'술술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앨런 스콧 소비뇽 블랑 2021(Allan Scott Sauvignon blanc 2021) (0) | 2023.03.09 |
---|---|
별빛청하와 미나리 새우전 그리고 VIVA청춘 (0) | 2023.03.08 |
디오케이 막걸리 시음기, 우유 아니고 막걸리입니다! (0) | 2023.03.07 |
푸나무 소비뇽 블랑과 함께 봄이여 오라!(Pounamu Special Selection Sauvignon Blanc 2020) (0) | 2023.02.13 |
수제맥주 입문용 볼파스엔젤맨 4종(Volfas Engelman 라거, 헤페바이젠, 블랑, IPA) (0) | 2023.02.06 |